Untitled Document
Home회원가입로그인
수련원안내 기도동산 신학마당 신앙과 예술 성서와 말씀 수련숲 알림란
 
 
      영성 나눔과 이야기

[청년세대의 영성이야기] "사랑해 널 이 느낌 이대로"_박우섭

관리자 2025-02-22 (토) 20:41 1년전 456  

(이 글은 2025년 1월 18일 문익환 목사 31주기 기념행사 ‘다시 만난 늦봄’에서의 기념사를 실은 것입니다.)


안녕하세요. 한신대학교 신학대학원에 다니는 박우섭 전도사입니다. 청년의 목소리를 내달라고 하셔서 이 자리에 섰는데요. 요즘 시국 생각하면 20대 여성 신학생이 서야할 것 같은데 하필 오늘 대부분의 교회가 겨울성경학교 주간이라 30대인 제가 서서 송구스러운 마음입니다. 청년들과는 문화적으로 조금 거리가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 사람이라 청년의 목소리라기보다는 청년들과 가까이에 있는 사람이 바라보는 관찰자의 이야기로 들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지난 12월 18일, 신대원에서 영성수련회를 진행했습니다. 그중 한 순서로 청장년 신학생들이 통일의 집을 방문했는데요, 많은 신학생이 그 경험이 참 좋았다고 나중에도 이야기하더군요. 신학생들이 뭔가 하면 좋다는 이야기를 안해서 무엇이 그렇게 좋았냐고 물어보니, 문영금 관장님과 나눴던 대화가 가장 좋았다고 했습니다. 그 대화가 그렇게 좋았냐 물어보니, 이전에 알던 문익환 목사님은 책과 연구, 기념비를 통해서만 보던 역사책 속의 인물이었는데, 오늘 내가 얼굴을 마주하고 대화했던 문영금 관장님의 아버지, 한 인간으로서의 문익환 목사님을 알게 된 것 같아서 좋았다고 합니다. 딱딱한 서술이 아니라, 목소리의 울림을 통해 전해지는 사람의 경험, 그 속에서 한 사람의 온기를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좋았다고 말합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 청년의 마음이란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이념이나 신학, 사상처럼 잘 포장된 사랑이라는 개념이 아니라, 요즘 현장에서 많이 들리는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의 가사, 오늘 순서지 뒤에도 있는데요. “사랑해 널, 이 느낌 이대로”라는 노랫말처럼 내게 주어진 느낌, 다듬고 정돈되기 이전의 그 순수한 감각을 간직하고 이에 따라 반응하는 것 말입니다. 저는 이와 연결해서 문익환 목사님이 감옥에서 쓰신 생명사랑에 대한 서신이 생각났습니다. 꿈속에서 청년들과 사랑에 대한 세미나를 하고 쓰셨다는 그 서신에 이제는 진실보다 사랑으로 뜨거워져야 할 때라는 말이 기억납니다. 내 몸의 진실의 중요함을 알듯이 남의 몸의 진실의 중요함을 느끼는 것. 그리고 잘 다듬어지고 정돈된 의제들 그 이면에 있는 몸들의 '생명'을 마주할 때 그 순간의 느낌을 간직하는 것. 그게 바로 청년의 마음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랑은 단지 말이나 이론이 아니라, 찢어지고 터지는 아픔을 경험하는 것이라는 문익환 목사님의 말처럼. 남태령 고개로 뛰쳐나온 많은 사람들, 선택적인 이념과 정치적 계산이 아니고 다양한 고통의 자리에 그저 뛰쳐나가 고통에 대한 그 느낌, 억누를 수 없고 떨리는 몸을 다른 몸들의 자리로 옮기는 것. 저는 그것이 청년의 마음을 가진 이들이 살아가는 방식이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저는 그런 순수한 마음을 가져본 적이 없어서, 청년의 마음이 무엇인지 잘 모릅니다. 하지만 뜨거운 마음으로 살아가셨던 문익환 목사님을 떠올릴 때, 목사님은 늘 청년이셨던 것 같습니다. 여기에 모인 여러분이 청년에 대해 생각할 때 나이, 세대, 문화나 미래에 찾아오는 이들이라 여기기보다는, 우리의 몸이 다른 몸들을 만났을 때 피어나는 그 느낌, 특히 고통 앞에서 우리 마음속에서 역동치는 그 사랑을 청년의 마음이라 생각하고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hi
이전글  다음글  목록 글쓰기



copyright